류방택의업적

한국의 ‘국보 제228호’인 석각(石刻) 천문도를 만든 사람은 류방택(柳方澤, 1320~1402)이다.  그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는 제법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옛 천문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보물이며, 유일하게 돌에 새겨져 있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1395년에 만들어졌다고 기록된 이 천문도가 ‘국보(國寶)’가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 ‘국보’란 이름을 붙여준 우리 문화재는 모두 300점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 이 천문도가 한 자리를 차지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그 후의 모든 천문도가 바로 이 천문도를 기초로 해 그려졌다.  조선시대에는 많은 천문도가 살만한 집안의 벽을 장식했는데, 지금과 달라 여행을 쉽게 다닐 수 없던 당시 사람들에게 누구나 매일 밤 쳐다볼 수 있는 하늘은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구경꺼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옛 사람들에게는 하늘은 바로 인간 세상을 반영한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다. 임금은 하늘의 뜻(天命)을 받아 그것을 지상에서 실현해야 하는 수명자(受命者)란 생각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하늘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도 천문도는 절대로 필요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 사회에서 가장 발달했던 과학이라 할 수 있는 ‘천문학’(天文學)은 지금 우리가 아는 그런 순수과학으로서의 ‘천문학’(天文學)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것이었다는 사실도 오늘 우리는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하늘이요, 천명이었기 때문에 새로 왕조를 개창한 이성계가 먼저 천문도 만들기에 정성을 쏟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중차대(重且大)한 역할을 맡아 천문학적 연구를 종합해 낸 당신의 대표적 천문학자가 바로 류방택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 천문도를 존재할 수 있게 천문 계산 책임을 담당했던 당대의 대표적 천문학자가 류방택(柳方澤)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